대중의 마음을 움직이는 힘, ‘공감’
대중성의 핵심은 ‘나를 내려놓는 것’
예전에 모 연예인과 대화를 나누던 중, 그에게 예능을 잘하는 비결에 대해 물었다. 그러자 그는 이렇게 말했다.
“일단 나를 내려놓고 시작해요. 그리고… “
이 말을 듣고 나는 대중성이라는 개념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게 되었다. 대중성이란 무엇일까? 여기에 대한 질문과 답은 무수히 많지만, 내가 생각하는 대중성은 쉽게 접근하면 ‘나를 내려놓는 마음가짐’ 과 같다.
대중성 있는 상품이란 소비자의 일상적인 감성을 건드릴 수 있는 것이어야만 한다. 일상적인 감성을 터치한다는 건 소비자인 인간이 가장 쉽게 느낄 수 있는 감정인 웃음이나 식욕, 성욕, 분노, 상실, 좌절, 눈물, 행복, 만족 등의 쾌감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는 걸 의미한다.
여기서 핸드폰을 빼고 사람이란 인격체를 집어넣으면 상품적인 가치를 지닌, 다시 말해 대중적인 센세이션을 불러일으킬만한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 스스로 간파해 볼 수 있다.
즉, 대중적인 사람은 자신의 일상적인 감성을 억누르거나 숨기지 않고, 오히려 그것을 드러내는 데 주저하지 않는 사람이다. 그들은 자신의 감정에 솔직하고, 남의 감정에 공감할 줄 아는 사람들이다.
영화에서 대중성 있는 작품이란 결국 대중(소비자)들의 감정을 좌지우지하거나 건드릴 수 있는 것을 말한다. 철저하게 대중, 절대다수의 최대공약수인 일상적인 생활에서 겪는 감정들에 대한 공감을 절대 원칙으로 삼는다. 그 철학을 배제시키면 대중을 위한 작품을 탄생시키긴 어려울 것이다.
경영학에서 소비자의 니즈를 충족시키지 못하는 경우나 현상을 총칭하여 ‘마케팅 근시안’ 혹은 ‘제품 근시안’이라고도 부른다.
예컨대 한식이라는 간판을 붙여놓고 주방에서 햄버거를 제조한다든지 골프채를 파는 세일즈맨이 야구선수를 찾아가는 근시안적 영업을 하는 경우인데, 예술작품에도 마찬가지로 대중의 니즈를 충족시키지 못하는 근시안적 작품이 많은 건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그렇다면 대중적인 배우는 어떠한 사람일까? 어떠한 삶의 숙명을 지녔을까?
흔히 쓰는 말로 ‘대배우’라는 명칭이 있지만, 대중적인 배우와는 구별점을 두고 싶다. 대배우는 자신의 연기를 통해 대중에게 감동을 주고, 때로는 세상을 바꾸는 힘을 지닌 사람들이다. 반면, 대중적인 배우는 대중의 감성을 이해하고, 그것을 표현하는 데 탁월한 능력을 지닌 사람들이다.
대중적인 배우도 결국 대중성 있는 작품 출연을 지향하고, 대중에게 다가가기 위한 대중적인 연기를 펼치는 사람들의 무리에서 이탈할 순 없다.
대중적인 연기는 대중이나 흔히 인간이 느끼는 일반적인 감정과 정서에 대한 공감이자 표현이요 해석이다. 그러한 최대감정수를 나만의 원안에 담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내 마음에 있는 원의 너비를 넓혀야 할까? 아니면 더 많은 마음을 꾹꾹 눌려 담기 위해서 원기둥을 세워야 할까?
모든 건 결국 나를 내려놓는 마음에서부터 시작되지 않을까?
나를 내려놓는다는 것은 나를 잊거나 버리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나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그것을 바탕으로 타인의 감정에 공감하는 것을 의미한다. 대중적인 배우가 되기 위해서는 이러한 마음가짐이 필수적이다.
대중성이란 결국 나를 내려놓고, 대중의 감정에 공감하는 데서 시작된다.
에디터 익스플로듀서
ShineWay November 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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