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노, 우울, 슬픔; 현실 제 2악장
말로만 들어도
글로만 써도
침울한 정서를
느껴본 적 있는가?이 세 단어만큼
그럴싸만한 감정은
없을 것이다단도직입적으로
말하자면
실패와 좌절은 분명분노와
우울과
슬픔을동반하지만
이는 곳
헌것이 파괴되고
새것이 옴을 알리는
신호일 것이다익숙하다고
생각하는 것들에
균열이 가해지기 시작하면
굳건하게 지지하던
마음의 색소들은
무뎌진다
그래서 분노와
슬픔과 우울은
불행을 자초하는
일이기도 하지만
피할 수 없는
숙명과도 같은
기분으로 맞서면
오히려 참된 용기를
얻기도 한다.용기를 내어 다가가고
기필코 행동하고야 말겠다는 것은어쩌면 지나가는 길에
나뭇잎 하나를 치워내는 일이겠지만…그 나뭇잎 하나를 치우기 위해
몸을 숙일 때만 맞닥뜨릴 수 있는
자연의 풍경과 오솔길 굽이그리고
나뭇잎 향기와 흙냄새와
뿌연 안개는 기어코 나뭇잎을 치우겠다는
의지가 들춰낸 2악장의 빛바람이다.슬픔은 나에게 진실을 요구한다
분노는 거짓된 나를 질책한다
그리고 우울은 깊숙이 숨어있던
또 다른 나를 발각 하게 만든다우연히 길을 걷다 보니
부스럭거리는 소리가 들려서
내 발밑을 내려다보니
언제 피었다가 시들어버렸는지 모를
낡은 나뭇잎 하나가 깔려있었다
다행히 지나치지 않았다.
뭉게버리는 것이 아닌
해명을 요구한다글을 쓰는 것도 나에겐 그런 것이다
솔직해지고 진실되기 위한 훈련
나만의 것을 집요하게 찾아내어
기꺼이 펼쳐봐야 하는 악장
새로운
제 3악장의 오솔길은
그렇게 다가오는것이
아닐까?
– 익스플로듀서 전창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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