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광역시, 고려인들을 이념 정치적 공동체로 편입?
고려인들은 이념 정치적 편입 대상이 아닌 문화 공동체의 일원
📰 경향신문 20230923 <홍범도 공원서 만난 고려인들, “한국서도 버려지는 것이냐?”> 기사 논평/비평 칼럼
작년 9월 23일 경향신문은 광주광역시 월곡동의 다모아어린이공원에 세워진 홍범도 장군의 흉상 앞에서 국화꽃을 들고 나타난 고려인에 대한 인터뷰 내용을 다룬 기사를 보도했다.
이 기사는 나를 적지 않은 충격에 빠트렸다. 이유는 글 곳곳에 묻어나는 경향신문의 이념적 기조, 뉴스 소설 에세이의 경계를 넘나드는 화법, 신뢰할 수 없는 논증, 고려인을 바라보는 인식과 태도, 그리고 광주 광역시가 고려인 마을을 지원하는 숨은 목적을 엿보이게 하는 대목이 많아서다.
해당 기사는 일관되게 다음에 인용되는 지문을 통해 ‘홍범도는 고려인의 정체성을 대표하는 인격체’로 내세우며 마치 지금의 고려인을 ‘홍범도의 후예 내지는 그의 정신적 유산을 계승하는 집단’으로 묘사한다.
“홍범도 장군은 강제이주됐던 고려인들에게는 자부심과 정체성의 상징이었다고 한다.”
“500여명 고려인 마을 주민들과 학생·시민 등은 당일 태극 문양을 상징하는 붉은색과 푸른색 비옷을 입고 태극기가 그려진 우산과 물총을 들었다. 1920년 홍범도 장군이 대한독립군 총사령관으로 일본군을 상대로 대승을 거뒀던 봉오동 전투를 ‘물총 놀이’ 형식으로 재현하고 기억한 것이다.”
“육군사관학교가 장군의 흉상을 육사 밖으로 옮기기로 하고 ‘공산주의자’라고 몰아세우며 이념 논쟁에 빠뜨리는 상황에 대해 고려인들은 깊은 우려를 나타내면서도 말을 아꼈다.”
“이름 밝히기를 꺼린 한 40대 고려인은 “홍범도 장군을 이렇게 대하는 것은 결국 고려인 동포 모두를 부정하는 게 아니고 무엇이냐”며 “우리는 한국에서도 버려지는 것이냐”고 반문했다.”
경향신문 <홍범도 공원서 만난 고려인들, “한국서도 버려지는 것이냐?”> 기사 일부 발췌
먼저, 기사는 고려인들을 홍범도 장군과 동일시하는 오류를 범하고 있다.
홍범도 장군은 1920년대 초반 대한독립군 총사령관으로 활약하며 일제에 맞서 싸웠다. 하지만 이후 소비에트 연방으로 건너가 공산주의자로 활동을 본격화했다. 그리고 구소련 세력의 지원을 받았던 인물이다.
반면, 현재 한국으로 이주하는 고려인들은 대부분 중앙아시아 지역에 거주하던 소수민족 및 그들의 후손들로 홍범도 장군과는 시대적 배경과 정치적 성향이 전혀 다르다.
게다가, 기사에서 인용한 고려인의 발언은 조작의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인터뷰 내용도 극단적이고 선동적이다. 실제로 고려인들과 커뮤니티를 형성하는 필자의 주변 지인의 얘기에 의하면, 그들은 전국 각지에 흩어져 살며 한국에 정착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으며, 한국 정부에 대한 불만을 표출하는 인물은 극히 드물다고 한다.
내가 인지하고 있는 고려인과, 경향신문이 묘사하는 고려인의 성향은 왜 다른걸까. 혹시 내 표본집단에 오류가 있는 걸까. 광주시 고려인 마을에 거주하는 고려인들의 얘기를 직접 들어보고 싶다.
두 번째로, 기사는 고려인들의 불안감을 단순히 정부의 이념적 편향으로만 설명하고 있다.
고려인들이 불안감을 느끼는 데는 여러 가지 원인이 있을 수 있다. 한국 사회에서 느끼는 차별과 배제의 경험, 한국어 습득과 문화에 대한 어려움, 경제적 어려움 등이 그 예이다. 그러나 경향신문은 이러한 문제들을 전혀 고려하지 않고, 오로지 현 정부의 이념적 정책과 고려인이 느끼는 불안을 직접적 인과관계로 단정 지어 설명하고 있다.
이는 고려인 커뮤니티의 복잡하고 다양한 사회적 문제 직면을 회피하고, 홍범도 장군이라는 단일한 역사적 인물로만 재단하는 역차별적 행위이자 교묘한 역사 왜곡이다. 이러한 프레임 전략은 한국으로 이주하는 고려인의 정체성과 이미지를 단순화하고 고정화 하게 만드는 위험이 있다.
안타깝게도 우리나라에서는 이들 고려인 뿐만 아니라 다른 국가에서 건너온 이주민들을 대상으로 한 이념 정치적 공작이 이루어지고 있으며 현재도 계속해서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정치 세력은 그들을 위하는 척 하며 그들을 자신들과 동일한 이념 정치적 세력으로 투영하고 있다.
문제 및 시사점, 그리고 앞으로의 과제
이러한 공작이야말로 이주민들의 정체성과 권익을 침해하는 행위다. 또한 이주민들 개개인의 정체성과 가치관에 따라 정치적 선택을할 자유와 권리를 묵살한다.
이러한 공산주의 세력의 정치 공작이나 언론의 행태는 결코 우리나라의 이익과 번성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 오히려 대한민국의 문화적 융합의 기회를 박탈함으로써 한국 사회의 다양성과 풍요로움을 저해한다.
이주민들이 이념적 틀에 갇히게 되면, 그들과 우리 한민족과의 자연스러운 교류와 통합이 어려워질 뿐만 아니라, 이주민들이 한국 사회에 자신들의 문화를 기여하고, 상호 문화적 교류를 통해 새로운 문화적 융합을 이루는 기회마저도 박탈된다. 이는 한국 사회의 다문화적 발전을 저해하며, 다양성이라는 사회적 자산을 활용하지 못하게 만드는 것을 의미하며, 더 나아가 한국 사회가 다양성 속에서 하나가 되는 대신, 다양한 문화적 집단이 별개로 존재하는 ‘한데 섞이지 않는’ 사회로 전락할 위험을 초래한다. 모두 사회적 분리와 고립을 초래하는 지름길이며, 이러한 분열을 북한이나 중국이 원하고 있다.
이러한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할까. 먼저 인식의 전환이 필요하다. 공산주의 세력을 추종하는 언론과 정치세력의 이념적 공작을 더 이상 언론의 자유나 표현의 자유라는 명분으로 방관 해선 안된다. 또한 이들에게 포퓰리즘 정책을 펼치며 표를 구걸하는 정당과 그들의 하수인 노릇을 하며 국가 세금 지원을 받아 기생하는 민간단체의 무분별한 설립도 막아야 한다.
언론의 역할도 매우 중요하다. 다양한 시각과 목소리를 보도함으로써 이주민들에 대한 균형 잡힌 이해를 촉진해야 한다. 이와 동시에 정부는 공산주의 세력의 선동을 차단하기 위한 법과 제도를 마련하고, 이주민에 대한 교육 및 사회 통합 정책을 적극적으로 추진해야한다.
이주민 커뮤니티가 단순한 표의 원천으로 악용되는 소지를 제거하고, 이들이 한국 문화를 수용하는 일원으로 자연스럽게 융화될 수 있는 환경과 시스템을 조성하는 것이 급선무다.
잊지 말아야 한다. 국가를 하나되게 만드는 것은 이념이 아니라 문화와 정서다.
우리는 그것을 가족이라는 표본과 모집단을 통해서 배울 수 있다.
에디터 익스플로듀서
ShineWay January 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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