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하수를 상징하는 자연 및 조형물 [천문이야기]

① 자작나무 (Birch)

흰 백색의 자작나무는 은하수로 비유된다. 그 이유는 밤하늘에 보이는 은하수는 지평선에서 봤을 때, 자작나무의 흰 백색과 비슷한 빛깔로 은은하게 빛나기 때문이며 그 모습이 마치 은하수와 흡사하기 때문이다. 자작나무는 그 가지가 끝없이 펼쳐진 모습이 별들이 수놓은 은하수와 같은 모습을 보여준다.

흰색의 자작나무가 듬성듬성 골프장 주변에 자라고 있는 모습
가평베네스트 버치코스 전경 [Photo by 익스플로듀서]

북극성 신앙을 바탕으로 천손강림 사상을 믿었던 우리의 고대 유목민들이 살았던 북위 66.6도 지역에서 분포하는 흰 백색의 자작나무는 신성한 존재 그 자체였다. 왜냐하면 하늘의 북극성 신의 영혼이 은하수를 타고 지상에 내려온다고 믿었기 때문에 흰 백색의 자작나무는 은하수의 상징인 셈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믿음은 자연과 하늘의 힘, 그리고 인간과 우주의 연결성에 대한 존경을 나타낸다. 그리고 이는 원시 종교인 샤머니즘의 토대가 되었다.

② 강 (River)

황도와 은하수가 겹치는 타원형 중심에는 북극성이 있으며, 북극성을 둘러싼 용자리, 세페우스, 카시오페아, 큰곰자리, 기린자리 등의 중심부를 조상들은 하늘나라이자 저승의 영역으로 여겼다. 그들은 신비로운 은하수를 통해 죽은 이들의 영혼이 하늘의 별들 사이로 스며들어 영원한 행복과 평화를 찾게 될 것이라 믿었다. 이 영역으로 가기 위해서는 하늘로 향하는 은하수를 타고 간다고 믿었고, 은하수는 마치 강과 같아서 강은 이승과 저승을 넘나드는 경계의 영역으로도 비유했다. 참고로 요단강이라는 표현이 이 사실을 뒷받침한다.

우주의 모습, 황도의 붉은색 궤적과 은하수가 펼쳐져 있다.
우주의 은하수와 황도 [사진 스텔라리움]

또한 이 신성한 하늘의 영역은 여러 문명의 지상에서도 구현된다. 이는 고대 샤먼의 우주의 질서와 인간의 삶 사이에 깊은 연관성이 있다고 믿었던 생각을 대표한다. 이러한 생각은 “하늘의 뜻이 땅에서도 이루어리라 (As above so below)”라는 말로 요약할 수 있다. 즉, 하늘의 별자리와 지상의 사건들은 상호 영향을 주고받으며, 하늘의 세상은 인간 세상에도 반영된다는 것이다.

참고로 이는 기독교를 포함한 고등 종교적 관념과는 다른, 훨씬 더 이전인 고대인들의 시각이다. 고대인들은 북극성을 중심으로 한 하늘의 영역을 신성하게 여겼으며, 그곳이 죽은 이들의 영혼이 머무는 곳이라고 믿었다. 이러한 고대인들의 사상은 오늘날에도 우리 문화 속에 남아있는 문화적 잔재이자 흔적이다.

서울의 지형도, 한강과 그 위로 여러 지명이 표시되어 있다
은하수와 황도로 비유되는 서울의 지형

③ 흰색 계단 

흰색은 순수함, 성스러움, 무한함, 그리고 영적인 존재를 상징한다. 은하수는 수많은 별들이 모여 하얀 줄기처럼 보이는데, 이 모습은 마치 흰색 계단과 유사하다. 계단은 높은 곳과 낮은 곳을 연결하는 구조물인 만큼, 하늘과 땅, 신과 인간을 연결하는 은하수와 비슷한 기능을 한다. 참고로 천국의 계단은 천국으로 향하는 은하수를 형상화한 것이다.


에디터 익스플로듀서
도움말 김정민 박사, 몽르T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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