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념에 양념쳐서 개념 말아먹고 애념 호소하는 영화인들
정치적 프로파간다로 변질된 대형 스크린, 4년마다 찾아오는 4념 말아먹은 이념 영화인들
20240225 ‘이념 영화 카르텔, 불량 식품 제조업들’ 문화 논평칼럼
서울극장, 명보아트시네마, 인디스페이스, CGV아트하우스, 씨네큐브 등 독립영화나 예술 영화 관람을 해본 사람들이라면 한 번쯤은 들어보거나 가본 장소로 기억할 것이다.
대체로 15분 내외의 짧은 독립영화부터 장편 예술영화, 뜨거운 가슴으로 만든 이념 프로파간다 영화들까지 다양한 장르의 영화들이 상영된다.
간혹 GV(관객과의 대화)행사를 통해 관객들이 직접 감독이나 배우들과 소통하는 기회를 가지며, 어떤 이들에게는 비즈니스의 장이 되기도 한다.
이런 영화들은 예술영화 혹은 다양성 영화라고 평가되고있는 반면 대중적인 매력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비주류 영화라고 치부하거나 비판의 대상이 되기도 한다. 왜냐하면 대중의 도파민을 자극하기보다는 특정한 주제나 메시지를 전달하는 데 중점을 두는 영화들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최근에는 <서울의 봄>이나 <건국전쟁>과 같은 영화들이 대형 스크린에 상영되면서, 이러한 경향이 앞으로 대형 극장에서도 더 자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기존의 예술영화의 범주를 넘어서, 이념적 메시지를 전면에 내세운 영화들이 대형 스크린 앞에서 이념 전쟁을 예고하는 양상이다.
여기에 정치인과 언론이 가세하면서, 극장 영화계를 마치 권력기관이 정치 프로파간다 놀이터로 활용하려는듯한 모양세다.
말 그대로 4념 마케팅, “이념에 양념쳐서 영화 개념 말아먹고 애념 호소” 하는 꼴이다.
더군다나 이제는 양측이 대놓고 이러한 전략을 사용해도 아무렇지 않게 여기는 사회적 분위기가 조성되고 있다.
개인적으로 이러한 비극을 대형 스크린에서 보게 될 줄은 상상조차 하지 못했다. 이념적 메시지가 주요한 판매 포인트가 되고, 이것이 대규모 극장에서 상영되는 현실을 목도하게 되는것 말이다.
어쩌면 이념 프로파간다에 목말라 있는, 한탕 하는 데 있어서 기존의 작품성과 대중성을 갖추었던 상업영화에 밀려 기죽고만 있었던, 과거 이데올로기에 빠져있는 꼰대 소리만듣던 구시대의 영화 감독들에게 지금부터는 희망의 시대가 다가올지 모를일이다.
왜냐하면 오늘같은 날, 혹은 지금같은 시기에 정권의 입맛에 맞는, 혹은 양측 갈등을 부추켜 자극적인 요소를 가미하는 영화를 만들어 공개하면, 그것이 대중의 관심을 끌고 흥행에 성공할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실제로 어떤 영화사 관계자는 그것을 “한국 관객들이 진정한 영화 세계관에 눈떴다” 고 표현하며, 이를 문화적 진보라고 칭송하기도하여 구역질을 유발하기도 했다.
혹자는 이러한 현상과 흐름에 대해서 기존의 좌파적 역사관과 사상을 지닌 예술계에 우파적 역사관과 사상이 침투해 조금씩 균형을 맞추어가는 긍정적인 변화로 해석하여 고무적인 일이라 평가하기도 한다.
이는 일견 맞는말이 아닐 수 없지만, 그건 하나는 알고 하나는 모르는 식견 이자, 이러한 주장을 펼치는 사람들 대부분은 한국 영화에 관심을 가지지 않거나 애정이 없는 사람일 확률이 높다.
왜냐하면 진정으로 한국 영화의 발전을 원하는 사람들이라면, 이념적 영화보다는 기존 상업영화의 문제점을 해결하고 예술성이나 작품성을 향상시킬 방안에 더 관심을 갖고 있기 때문이며, 그러한 니즈와 성향을 가진 영화관객들이 주류를 이루고 때문이다.
우리가 영화관을 찾는 이유가 뭘까. 많은 이유가 있겠지만 그중에서 으뜸은 단순히 영화를 보는 것을 넘어, 그 경험을 통해 무언가를 느끼고 생각하며 그 속에서 상상의 나래를 펼치는 공간으로서 영화관의 가치를 중시하기 때문이라 생각한다.
다시 말해, 영화관에서 창의적인 스토리와 상상력이 풍부한 예술 영화나, SF 어드벤처 영화, 액션 영화를 감상하기 위함은 내가 영화관을 방문하는 주된 이유 중 하나이다.
하지만 이념의 술 찌꺼기에 취해 오늘날의 영화 본질을 흐리고 영화관이라는 공간을 정치 프로파간다의 목적으로 활용하려는 이들과 그들의 어용 제작사들이 활개치는 극장 영화계의 행태를 보고 있자면, 우려를 금하기 어렵다.
이러한 술 주정뱅이들이 만들어내는 영화들이 영화관을 찾는 소비자로서의 내가 바라는 순수한 목적과 기대를 저버리고 있음은 명백한 사실이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때로는 극장을 없애고, 그 명칭을 이념 교육훈련소로 바꾸는 것이 더 나을지도 모른다는 생각까지 든다.
과장된 표현일 수 있으나, 영화관이 단지 이념의 전파 수단으로 전락하는 현상에 대한 우려섞인 목소리로 이해해주기 바란다.
나는 영화관이 제공하는 창의적이고 상상력이 풍부한 경험과, 그러한 가치가 훼손되는 것을 원치 않는다. 앞으로 VR(가상현실)과 MR(혼합현실) 등 혁신적인 기술이 발전함에 따라, 영화관의 경험은 더욱 풍부하고 몰입감 있는 차원으로 확장될 가능성이 크다.
이는 단순히 스크린에서 영화를 관람하는 것을 넘어서, 관객이 직접 영화의 세계에 들어가 참여하고 상호작용하는 경험을 제공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
이러한 기술적 진보는 영화관의 가치를 한층 더 강화시키며, 누구나 순수한 창작의 힘으로 관객을 매료시킬 수 있는 새로운 방법을 제공할 것이다.
따라서, 이념에 치우친 프로파간다 보다는 어떻게 해서든 기술과 창의력을 결합하여 진정한 문화 예술의 가치를 추구하는 영화에 더욱 집중해야 할 때이며, 그러한 제작사들에게 상영의 기회를 열어줘야 한다.
이는 영화 산업뿐만 아니라 한국 문화 전반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며, 이러한 발전이야 말로 계속해서 당신과 내가 영화관을 찾는 이유가 되어줄 것이다.
글, 일러스트 익스플로듀서
ShineWay February 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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